2022년 춘천마라톤 첫페메 후기

세번째 출전하는 춘마. 그전엔 신달 멤버들과 함께 왔었는데... 이번엔 마밴 & 74으르렁들과 함께 왔다.
10월 22일 홍천에 있는 펜션에 호랑이 6마리가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고 막걸리를 마셔댔다. 그러다 급하게 조성된 혜정이의 개인페메.

서브4를 목표로 함께 뛰자고 전의를 불태우며 전야제를 보냈다.
술에 취한건지 분위기에 취한건지... 나는 인사불성으로 완전 푹자고 일어났고, 친구들도 새벽에 일어나 출전 준비를 했다.

공지천 근처 주차를 하고 가까운 호텔에서 거사도 치르고 만발의 준비를 하고 마밴 식구들과 74 동기들을 만나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남토달 학수대장님의 구호에 맞춰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선에 섯습니다.

공식대회 첫 출전하는 혜정이는 F조. 맨마지막에 출발하는 F조는 정확하게 9시 22분에 출발을 했다. 초반 오버페이스 하지 않게 6분페이스로 끌고 갔다. 언덕주를 오르내리며 슬슬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살짝 속도를 높여 하프지점에서는 2분정도 여유가 생겼다. 혜정이도 무난하게 잘뛰고 있었고 아픈곳도 없다고 하여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풀코스는 30키로 이후부터 시작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

혜정이가 나를 부른다. 신우야 화장실 좀 갔다 올께... 다행히도 주로 옆 식당에서 여자화장실만 오픈을 해주었다.  너무나 고마운 곳이었고, 쾌적하게 일을 치루고 나온 혜정이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좀 전과는 상황이 달랐다. 그 짧은 순간 다리가 잠겼고, 호흡도 불안정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생각으로 천천히 리듬감을 찾아갔다.

27키로 약업힐 지점. 항상 여기서는 동영상을 찍었었다. (신달의 째즈만세님이 여기가 동영상 맛집이라고... ^^ㅎㅎㅎ)

춘천댐을 지날때까지는 아주 좋았다. 이후 내리막길에서 다운힐 연습을 하지 않은것을 후회했다. 길은 경사가 있었고 혜정이는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신우야~ 나 200m만 걸을께... 그게 시작이었다.

5키로마다 보급소에서 500미리 생수를 들고 뛰었고, 바나나와 파워젤을 챙겨와 혜정이를 먹였다. 앞서 뛰는 러너가 떨어트린 장애물을 혹여나 밟을까 치워주고, 초코바를 주워 반씩 나눠먹었다. 미리 제조해간 마약?파워젤을 먹여가며 35키로를 달려왔는데... ... 혜정이의 허리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점점 혜정이가 보급을 하지 않는다. 마밴 자봉팀에서 콜라와 초코파이를 챙겨 뒤따라 갔는데... 먹지 않겠단다... 여기까지인가? 어떻게 하지... 소양강 대교쯤 왔을때 또 저 깃발까지만 걸을께 한다. 옆을 보니... 자봉요원이 맨소래담을 들고 있다. 손에 받아 혜정이 허리에 쳐발랐다. 그러고는 옆에서 천천히 뛰며 격려했다. 잘하고 있다고 거의다 왔다고, 너가 평상시 뛰는거에 반도 안남았다고... 이런 소리가 귀에 들어올리 만무한 상황이었지만... 혜정이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땅만 보고 혼자만의 주문을 외워가면 묵묵히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주위에서 응원을 해주었다. 나는 더 큰소리로 화이팅을 외쳤다. 할수 있다라고 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같이 뛰었다.

골인 지점 300m를 남겨두고 혜정아 정말 다왔다. 이제 힘차게 달려 골인하자 하고 앞으로 내달렸다. 먼저 들어와 동영상을 찍어주려 했는데... 이게 왠걸... 혜정이도 속도를 높여 바로 뒤따라 들어와 버렸다. 그리고는 닭똥같은 눈물을... ㅎㅎㅎ

4시간 넘게 우리들 사진 찍어주려고 기다렸던 미경이를 보자 이번엔 목놓아 펑펑운다.

잘했다. 윤혜정!! 멋지다 윤혜정!!!  

초반 오버페이스하지 않게 속도 조절 했고, 하프까지는 2분정도 줄였고, 35키로 까지는 나쁘지 않았는데... 서브4 못해준게 살짝 아쉽다. 나의 첫페메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P.S. 별볼일 없는 나를 페메의 신으로 만들어준 혜정아~~ 엄청 고맙다. 나도 잊지못할 추억이다. ^^ㅎㅎㅎ 그리고 제마때는 330을 목표로 근빈이랑 같이 달려볼께... 나도 PR 찍어보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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